논란이 일자 구단이 공식사과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고 호언하며 시작한 정권이었다. 섬뜩하고 불길했으되 세월이 말해주려니 했었다. 그 3년여, "밴드는 없고, 트럼펫은 소리 나지 않았다. 모든 것은 녹음이다. 테이프다." (데이빗 린치 감독,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 정치는 저 혼자 배회하고 민주주의는 제멋대로 표류하는데, 우리 대통령은 호된 편견과 막무가내 외길만을 줄기차게 고집한다. 마름도 좋고 홍위병도 마다치 않는 저 검고 두꺼운 얼굴들 부류가 청와대건 청문회건 권력주변 어디서나 서성이는 것이 그래서 우연일 리 없다.
인간을 도구로 삼는 사회는 당연히 강자에게만 유리한데도, 국민의 다수는 먹고살기 위해 순응하고 동화된다.
표에 오전 8시 출발이라 적혀있어 7시 반부터 터미널에 나가 버스를 기다렸다. 8시가 넘어도 버스는 오지 않고, 터미널에 배낭을 맨 사람도 나밖에 없었다.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 발만 동동거리다 관광안내소를 찾아갔다. 티켓을 보여주며 확인했더니, 그 버스는 오전 7시에 이미 출발했단다. 버스 회사로 갔더니 다음 버스는 내일 아침이고 표를 사려면 돈을 다시 내라고 하더라. 표를 보여주니 그건 여행사 직원의 실수라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꼼짝없이 하루를 날리게 된 상황에서 티켓을 발권한 여행사를 찾아갔다. 버스 출발 시간을 잘못 적은 직원은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양손을 벌리고 어깨를 으쓱하더라. 뭐, 이런 나라가 다 있어?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고로 잃게 됐다고 가정하자.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여기서 가장 먼저여야 할 것은 분명하다. 대체 왜 사고가 일어났는가? 그 원인과 과정에 대한 규명이다. 배상액이 얼마라는 등 인간없는 언론과 정부가 수많은 지엽적인 문제들로 호도하고 있지만 지난 1년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바라온 것은 오직 하나였다. 사랑하는 아들, 딸, 남편과 아내를 잃은 이유를 누가 봐도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명백히 밝혀달라는 것.